▲ 영화 ‘언플랜드’의 한 장면. ⓒ언플랜드 스틸컷
영화 <언플랜드> 시사회를 다녀와서
계획에 없던(Unplanned) 일정
▲영화 ‘언플랜드’의 한 장면. ⓒ언플랜드 스틸컷
계획에 없던(Unplanned) 일정
2019년 5월 10일 초여름 저녁, 필름포럼에서 열린 <언플랜드(Unplanned)>영화 시사회를 다녀왔다. 낙태와 관련하여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이기에 보고 싶었지만 티켓을 구하지 못해 다음에 기회가 있겠지 하고 체념하고 있었다. 관람 전날 저녁 한국가족보건협회 김지연 대표와 전화 도중 김 대표가 무조건 가서 참관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선약을 취소하고 티켓도 없이 상영관으로 향했다. 계획에 없던(Unplanned) 일정이었다.
마침 먼저 와있던 분들 중에 나를 알아본 어떤 분이 다가와서 마치 나를 위해 티켓을 미리 준비한 듯이 티켓을 건네 주셨다. 기대와 흥분 속에 상영이 시작됐다. 낙태시술을 하는 첫 장면에서 모든 결론은 이미 나 있었다. 영상 한 컷 한 컷마다 몰입도가 굉장했다. 무겁게 가슴을 누르면서 다가오는 충격과 감동, 안타까움 그리고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이 영화는 미국의 가족계획협회(Planned Parenthood)에서 8년간 2만 2천 건이 넘는 낙태를 진행했던 애비 존슨(Abby Johnson)이 2009년 출간한 회고록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다. 미국 가족계획협회의 치밀하고 추악한 낙태 행위들을 고발하는 영화지만 애비 존슨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회심하는 과정이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애비 존슨의 회심으로 가족계획협회에서 일하던 500여 명이 낙태하는 일을 포기하고 직장을 떠났다. 지금도 낙태 관련 직업에서 일 하는 분들 중 매일 1~4명이 낙태 하는 쪽을 떠나고 싶다고 애비 존슨에게 연락이 온다고 한다.
2019년 4월까지 미국의 5개주에서 낙태 금지법이 통과되었고, 8개 주에서 낙태반대 법안이 준비 중이며, 현재 300여 개의 낙태제한법을 제정하고 있다고 한다. 2019년 5월 7일 조지아 주에서는 임신 6주 이후의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70년대 낙태 옹호 분위기에서 최근 낙태를 거부하고 생명을 살리려는 미국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예기치 않은(Unexpected) 감동
계획에 없던(Unplanned) 일정이었지만 예기치 않은(Unexpected) 감동의 날이었다. 관람자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짧게 표현해 보라고 한다면 <기도와 주님의 인도하심>이다. 많은 영화들이 숨겨진 이야기(behind story)가 있듯이 이 영화도 숨겨진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주인공 존슨 역을 맡은 애슐리 브래쳐(Ashley Bratcher) 역시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자신이 주님께 어떻게 쓰임 받을지 기도하던 중 케스팅이 되었다고 한다. 애슐리는 주인공을 맡은 후 조심스럽게 자신의 어머니에게 배역을 맡게 되었다 이야기했고, 그녀의 어머니 역시 애슐리를 가진 후 낙태를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녀의 어머니가 애슐리를 낙태하지 않았기에 미국 전체를 휩쓰는 감동의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영화 <언플랜드> 시사회 후 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명진
영화를 제작한 퓨어 플릭스(Pure flix)의 마이클 스콧 대표 역시 철저하게 기도로 영화를 준비해 온 과정을 듣게 되었다. 특히 ‘신은 죽지 않았다(God ‘s Not Dead)’를 쓴 척 놀즈만(Chuck Konzelman)과 캐리 솔로몬(Cary Solomon)이 감독과 시나리오를 맡아 제작을 한 과정이 인상적이다.
오바마 정부시절이었다면 이런 종류의 영화는 검열에 걸려 제작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언제 제작을 해야 할지 기도하는 데 주님이 아직 아니니 기다리라고 했다고 한다. 그렇게 기도하던 중 미국 대선 1주일 전에 제작을 시작하라는 기도의 응답을 받고 제작을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고, 트럼프 정부의 흐름을 타고 영화 검열이 쉽게 통과 될 수 있었다고 한다. 하나님의 계획이 있었다.
2019년 3월 29일 첫 상영을 시작한 이 영화가 어떻게 미국에서 큰 바람을 일으켰는지 물어보았다. 답변은 명확했다. 짧고 단호하게 무엇보다도 기도에 힘썼기 때문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기도로 시작한 이 영화를 보고 많은 헌신자들이 감동을 받아 여기저기서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관람을 시키고 있다고 한다.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주님의 선한 계획과 인도하심이 뜨겁게 가슴에 다가온다. 주연 애슐리의 연기가 매우 감동적이지만 조연들의 연기를 통해 크리스천들의 선한 영향력과 진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이 영화의 백미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수년간 기도해오던 이들이 40일 기도를 작정하고 모두가 합심하여 간절히 기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그 기도의 응답이 애슐리의 회심으로 나타난다.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며 오래 참고 기다리는 성도들을 사용하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다. 전도용으로 이 영화를 이용을 해도 될 뛰어난 메시지가 들어 있는 작품이다.
예기치 않은(Unexpected) 만남
영화를 통해 큰 감동과 함께 예기치 않은(Unexpected) 만남을 주셨다. 나는 요즘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다소 침체된 생명운동에 바람을 일으키고, 낙태를 줄이기 위한 법을 마련하기 위해 국회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매일 아침 삼겹줄의 동역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다.
영화를 마친 후 제작진과 영화 배포를 맡은 분들과 대화하는 시간이었다. 때마침 앞자리에 있던 탤런트 김민정 권사님께 초면에도 불구하고 7월 8일 국회에서 낙태 관련 법안 마련을 위해 세미나를 준비 중인데 홍보대사를 부탁드렸다. 흔쾌히 승낙을 해 주시고 국회 세미나에 참석하셔서 격려사까지 해주시기로 했다. 예기치 않은 만남을 통해 힘을 얻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린다.
▲이명진 의사평론가(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
영화 수입을 주선하고 계신 부부의 믿음의 고백이 큰 감동과 도전을 준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가 연상되는 분들이다. “기도하시고 여러 분의 입으로 옆 사람에게 전하세요. 그러면 주님이 여러분을 통해 역사를 이루십니다.” 이들 부부의 귀한 고백에 큰 힘을 얻었다.
내친김에 영화 제작자와 수입을 주선하시는 분들께 당찬 제안을 했다. 8월에 열리는 복음한국(Gospel Korea)에 내가 맡은 생명윤리 강의 시간을 내어 드릴 테니 1,000명의 청년들이 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시사회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조국 교회와 대한민국을 이끌고 갈 청년 1,000명이 한동대학교에 모여 기도하는 자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일이 성사되도록 당신들이 기도한 것처럼 나도 기도하겠다고 했다.
성령께서 동역자분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시도록 기도한다. 나도 40일을 작정하고 기도해야겠다. 어떤 형태로든지 기도에 응답을 주실 줄 믿는다. 마지막으로 시사회를 마련해 주신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관계자 분들께 주님의 위로와 축복이 함께 하시길 바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예기치 못한 감동과 만남의 축복을 느끼며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의 물맷돌이 되길 기도한다. 하나님께 엎드려 부르실 때 까지 기도로 준비하는 자,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지만 오병이어의 역사를 믿고 내어 놓은 자, 자신의 자리에서 믿음의 고백을 하는 자, 부르심에 순종하는 자를 들어 쓰시는 주님이 강하고 의로운 팔로 우리를 사용하실 줄 믿는다.
하나님의 선한 계획을 믿고 감사를 드린다. God has a Plan!!
이명진(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의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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