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성길 (연세의대 명예교수)
동성애가 유전한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과학자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는데, 이 연구는 가장 최근의 그리고 가장 첨단적이고 가장 큰 규모의 연구이다.
일부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동성애 유전자를 발견하려고 노력하여 왔지만, 결국 실패하였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유전적”이다 또는 타고 난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애쓴다. 그러나 이런 연구들은 궁극적으로 인간 섹슈얼리티를 규명하는 연구에 포함되기 때문에 의미가 없지 않다. 나아가 이런 연구 주제는 인간행동 또는 질병의 원인에 대한 “nature vs nurture” 논쟁, 즉 “타고나는가 또는 양육되는가(학습인가)”하는 논쟁의 일부이다. 동성애와 관련해서는 “born gay”인가 “동성애자가 되어 지는가”하는 것이다. 즉 동성애가 병이 아니라도 그런 행동을 야기하는 유전적 요인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정신사회적으로 “동성애자가 발달”하는 과정”도 연구되어야 하지만, 요즘 사회 분위기상 그런 연구에 연구비를 제공하는 정부기관이나 연구재단은 드물다.

동성애가 유전이라는 것이 입증되어도 문제다. 흔히 부모들이 스티그마를 받고 동성애 자녀를 배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동성애가 타고 난다면, 동성애자 자신이나 부모는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도할 수 있지만, 동성애가 여전히 “병적”이 아니라는 것도 아니며, 사회의 편견이나 차별이 금방 없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타고나는 부분이 있다. 이를 정신의학에서는 소인(素因predisposing factor)이라 한다. 이 소인에는 성별, 나이. 유전, 자궁내 영향, 기질, 어릴 때의 경험 등이 포함된다. 즉 인간행동 또는 질병의 발현에는 남녀에 따라 차이가 있고,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고, 유전에 따라 차이가 있고, 자궁내 환경과 출산시 트라우마의 영향이 있고, 어릴 때 경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즉 유전은 인간 행동의 여러 소인들 중 하나이다. 이 소인은 정신장애나 신체질병 발생의 먼 원인 내지 배경적 원인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에 대조되는 어떤 행동이나 어떤 병의 즉각적 원인은 유발인자(precipitating factors) 또는 유인이라 한다. 이는 발병 직전의 경험 즉 일반적으로 우리가 자극 또는 스트레스(트라우마)라고 부르는 것이다. 누군가를 때리면 맞은 사람은 화를 낸다. 물론 때리게 되는 유발인자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면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데, 그 우울증의 소인은 “여자”라는 점, 섬세한 기질 등이고, 유발인자는 이별이다.
우울증의 소인을 가진 사람이 이별을 당하고도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는 자신의 의지, 노력, 주위사람들의 도움, 등을 통해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동성애도, 질병이라 하든 정상이라 하든, 인간행동 중 하나이다. 요는 동성애 행동이 동성애자에게 궁극적 행복을 가져다주는가, 주어진 사회와 문화에 적응하는 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가, 동성애에 동반되는 행동문제가 본인에게 고통과 기능장애를 초래하고, 주변 사람들과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없는가 하는 것이 문제이다.

이번 연구를 살펴보자.

발표 초록과 Science Magazine 기사를 기초로 해설하고자 한다.
연구는 2018년 10월 19일 the American Society of Human Genetics에서 구연 발표되었다 (학술지 출판이 아님)
– 발표자들은 발표 내용이 예민한 사안이라, 2017년 연구 계획단계부터 온라인에 게시하고 LGBTQ 공동체와 의논하였다고 하며, 발표도 신중하게 한다고 말하였다.

1. 사상 최대 숫자의 대상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두 군데, 즉 the UK Biobank(영국 정부 지원) 및 23andMe(사립 유전자 검사 기관)에 누적, 보관된 자료를 한데 모아 메타-분석(meta-analysis) 하였다. 두 자료가 수집된 과정이 꼭 같지 않아 해석상 약간의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중 최대의 대상으로 연구한 것이다.
동성애자 수=28,486명, 대조군(비동성애자)=469,427명
동성애자의 정의는 “최소한 한번 이상 동성애 경험을 하였는가?”하는 질문에 “예”라고 대답한 사람”들이다,

2. GWAS(genome-wide association study)는 유전연구의 첨단 방법이다.

3. 분석결과, 7번, 11번, 12번, 15번 염색체 각각에서 한 개씩 모두 4개의 DNA 변이가 동성애 행동(동성애자가 아니다)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관련되었다. (P < 5×10-8)

이들 DNA 변이는 비동성애자들에서도 발견되지만, 동성애 행동자들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는 의미이다)
– 즉 이 유전자 변이들을 가지고 있으면 동성애자가 되기 쉽다(a slightly higher chance), 그러나 이 4개의 유전자변이가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동성애자가 되는 것이라고 예측하게 해 주지 않는다.
– 동성애가 유전된다는 주장을 해오던 Bailey는 이 연구에서 동성애 경험을 물었기 때문에 “누가 동성애자인가”를 설명해 주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필자 주 – 이 동성애 행동이란, 설문 조사에서 한번 “동성애적” 경험을 했다는 보고를 한 경우이다. 동성애자가 아니라도 동성애적 경험을 할 수 있으므로, 이 연구는 “동성애”의 유전연구를 하였다고 보기에 한계가 있다. “동성애 유전자”가 되려면, 모든 동성애자들에게

1) Robbee Wedow et al.. Results from the largest genetic study of sexual orientation. Presented at The American Society of Human Genetics on October 19, 2018. http://programme.exordo.com/bga18/delegates/presentation/16/

2) Michael Price. Giant study links DNA variants to same-sex behavior. Science Magazine. Oct. 20, 2018.
https://www.sciencemag.org/news/2018/10/giant-study-links-dna-variants-same-sex-behavior

3) 23andMe(사립 유전자 검사 기관)의 연구팀은 2012년에 동성애의 GWAS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여기서도 동성애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관련된 유전자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발견되지만 비동성애자들에게는 발견되지 않는 DNA 또는 DNA 변이라야 한다)

따라서 이 연구는 실제로 유용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성정체성과 성행동간의 상관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 주- 이는 당연하다 정체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면서 인체에 대한 인식과 사회 학습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 이 연구는 오히려 LGBTQ 공동체에 스티그마를 줄 수 있다고 한다.

이전의 유전 연구

1993년 Dean Hamer 연구에서는 Xq28 (X-염색체의 일 부분)의 관련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당시 연구는 연관분석-linkage study였다) Hamer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입증해 주지 않았지만, 이번 대규모 GWAS 연구를, 자신도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며, 찬양하였다.
1993년 Dean Hamer 연구 이래로 많은 동성애 관련 유전 연구들에서, X-염색체 영역이 재확인 되지 않았거나, 다른 체염색체의 영역이 관련있다는 등 그 결과가 모두 다르다. 대상과 연구방법 등에서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 하겠지만, 같은 연구자들의 연구도 연구기간에 따라 다르기도 하였다.

GWAS 연구
2012년 23andMe의 Drabant 등이 학회에서 발표한 바, 23,000명을 대상으로 한 GWAS 연구에서 동성애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을 보인 DNA 변이는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2017년 Science Reports에 발표된 Sanders 등의 다수 동성애자를 GWAS로 분석한 연구에서도 통계적 유의도에 도달한 유전자 변이는 없었다. 그러나 13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신경발달과 신경정신장애 발달과 관련 있는 한 DNA변이와 14번 염색체의 갑상선 장애와 관련된 한 유전자 변이가 동성애와 상당한 관련이 있다 하였다. (이 결과는 이번 2018년 연구결과 제시된 염색체와는 전혀 다르다). 또한 이전의 다른 자료를 합쳐, direction of effect 필요로 하지 않는 meta-analytic statistic를 하였을 때 rs77013977가 p=6.7×10−9의 유의성에 도달하였다. (다른 방법으로 수집한 데이터 세트를 하나로 묶어 분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연구자들은 이 결과를 특성(trait)에 대한 genome-wide significant association의 최초의 보고라 하였다. 그러나 이 rs77013977는 기능이 없다고 알려진 intronic SNP 이다.

(필자 주 – 따라서 이 다음에 누군가 더 많은 대상을 포함하여 분석한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4. 이 4개의 유전자 변이는 이미 정신건강 장애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이들 4개 유전자변이들은 남녀 모두에서 우울증, 조현병(정신분열병), 그리고 여성에서는

4) Alan R. Sanders, et al..Genome-Wide Association Study of Male Sexual Orientation. Sci Rep. 2017;7:16950. doi:10.1038/s41598-017-15736-4

양극성장애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말하자면 동성애의 원인이기 이전에, 정신장애의 원인되는 유전요인인 것이다.
연구자 Ganna는 이 유전자 변이가 정신장애의 원인이 아니라, 동성애자들이 차별로 우울증에 잘 걸리는 것을 설명한다고 하였다.
(필자 주 – 그러나 이 유전자 변이들은 정신장애와 동성애 행동의 공통적인 원인인 특성(trait)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위험감수행동
Ganna는 또한 UK Biobank 참여자들에서 이 4개 변이들이 조현병(정신분열병)과 위험감수행동(risk-taking behavior)와의 관련성이 높다고 하였다. (그들은 23andMe 참여자들보다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인생에서 더 많은 차별을 겪었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필자 주 – 대개 위험감수 행동은 충동성(impulsiveness) 때문이다. 위험 감수(risk-taking)라는 특성은 난폭 운전, 위험한 섹스, 약물남용, 자살, 폭력 등으로 나타난다, 이런 행동들은 대개 욱하는 충동성 때문에 저지러는 수가 많다. 위험감수행동이나 충동성은 스트레스 때문이라기보다 하나의 타고난 기질(temperament)이거나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 의한 기질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정신분열병은 유전경향이 높다. 오히려 우울증이 현재의 스트레스(이별이나 상실, 또는 트라우마)와의 관련성이 보다 높다. 따라서 차별을 정신분열병이나 위험행동 기질과 관련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5. 동성애 행동이, 위험 감수(risk-taking) (P = 5.1×10-9)과 물질사용 (substance use) (예 대마초 사용, P = 3.6×10-6) 간에 유전자 변이가 공유되고 있다.

(필자 주 – 본 연구에서 드러난 동성애 행동에 관련된 특성들이 정신장애나 약물남용(마약중독)에 관련된 유전자 변이와 공통적이라는 것은 이해가 간다. 즉 동성애 행동에 흔히 우울증이나 약물남용이 동반되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남용되는 물질에는 마약, 각성제, 담배, 커피, 대마초, 신경안정제(수면제) 등이 포함된다. 이 연구에서는 특히 동성애와 마리화나 사용과의 관련성이 드러나고 있다.

6. 4개 중 두 개는 남자 동성애 행동 군에서 특정적으로 더 많이 발견되었다.

15번 염색체에서 발견된 유전자 변이의 부위는 남자 대머리와 관련된 것이고, 11번 염색체의 부위는 후각에 관련된 것이었다.
남성형 대머리 – 나이가 들면서 머리카락이 짧아지고 가늘어지다가 살아지는 것이다. 그 원인은 유전적이며 남성 호르몬 증가와 관련 높다고 한다. 암, 갑상선 문제, 약물 부작용 등 신체요인도 있다.
후각 – 동성애적 행동과 관련된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 크다고 본다. 냄새 맡는 행동은 성행동의 기초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는 체취, 섹스 분비물 등에 특이한 예민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필자 주 – 대개 남자 동성애가 여자 동성애보다 더 집요하고 중독성이 높고 유동성이 적다)

7. 여성에서는 동성애적 행동과 이러한 유전자 변이와는 유의한 상관성이 없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여성 동성애의 유전적 요인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대상이 필요할 것이라 하였다. 또는 미묘한 성행동을 구별하기 위해 연구 디자인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필자 주 – 즉 동성애 행동은 남녀에서 다른 행동 양식이자 특성이며, 남녀 공통의 동질성의 행동양식(특성)이 아니다. 즉 동성을 향한 성욕의 메카니즘이 남녀에서 또는 개인에 따라 틀리다는 것은 , 동성애가 일정하게 고정된 기계적인 유전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성행위” 자체는 흥분기-고조기-절정기-해소기로 진행되는 상당히 고정적이고 기계적인 생리반응이다, 즉 성행위는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다. 단지 대상이 동성인가, 이성인가, 비인간인가(도착), 또는 자신인가(자위) 하는 것이다)

8. 이성애자 중 섹스파트너가 많은 사람에게, 이 4개의 유전자 변이가 더 많이 (P < 5×10-8) 발견된다고 하였다.

이 유전자 변이들을 가진 이성애자들은 섹스파트너를 더 많이 가진다는 의미이다.
만일 동성애가 유전된다면 동성애는 인류에서 살아져야 하는데, 지속적으로 일정 퍼센트로 남아있다. 이는 진화론적으로 모순이다. 이 모순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시도가 있었다. (필자 주 – 동성애의 정신사회적 발달 이론에 의하면, 동성애는 인격발달 과정 중에 만들어진다고 본다. 동성애 정체성은 선택되어지는 경향이 크다)
이에 대해 이 논문 발표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동성애 관련 4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이성애자들은 섹스파트너를 많이 가진다. 즉 그들은 “mating success”(짝짓기 성공)가 크다, 또는 “reproductive advantage”(생식 우선권)를 가진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그런 이성애자들이 “신체적으로 매력적이다”라고 판단하였고 이런 이성애자 carrier(유전자 운반자)가 짝짓기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발표자는, 누가 “매력” 여부를 판단했는지에 대해 말하기를 거부하였다)
(필자 주 – 쉽게 말하면 섹스파트너가 많다는 것은 성적으로 매력이 있고, 그래서 여러 파트너들과 성관계를 많이 하여 자식을 많이 낳는데, 그 자식들이 이러한 동성애 관련 특성들을 유전 받아, 또 자식을 낳기 때문에 (동성애자들이 자식을 적게 낳아도) 동성애적 행동에 관련된 유전자가 인구 중에 살아지지 않고 지속된다고 것이다.)
– 이는 과도한 단순화라고 비판받는다.
(필자 주- 그러나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이성애자에게 섹스 파트너가 많다는 것은 그가 성적 매력이 많아서라기보다, 섹스를 과도하게 추구하기 때문이거나, 또는 성욕과잉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사람은 혼전 섹스, 불륜 등을 많이 저지를 것이다. 즉 프리섹스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같은 의미에서 이는 동성애자들이 한결같이 섹스 파트너를 많이 둔다거나, 계속 바꾼다거나, 파트너에게 일부일처제적 정조를 잘 지키지 않는다거나, 캐주얼 섹스가 흔하다는 자료들과 일치한다.)

9. 섹스파트너 수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 41개 중 12개가 남녀 간에 틀린다.

연구자 말대로 이 유전자 변이들이 성적 매력과 관련 있다면 남녀간 성적 매력을 특성들이 다르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마도 남자는 남자다워야 성적 매력이 있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성적 매력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것 아닐까 한다.

연구자들의 결론

“게이 유전자는 없다”

연구자들은, 인간의 성행동은 복잡하며, 단순히 DNA의 조합으로만 설명할 수 없으며, 단지 “게이 유전자는 없다”고 발표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비이성애 행동은 많은 작은 유전적 효과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이 변이들이 DNA코드 내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도 잘 모른다고 하였다. 이는 다음 연구를 통해 밝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하였다.

토론

이 글은 현재 발표된 연구 초록과 신문기사로서 추정하여 본 것이다. 더 이상의 추정은 본 논문이 출판되어 읽어 보아야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초록만 보더라도 동성애 행동이 유전적 특성(trait)들과 관련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데, 이는 충분히 짐작되었던 바이다.
현재까지 과학이 말하는 바는, 모든 인간 행동이나 정신장애들은, 비율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타고나는 것과 환경과의 경험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본다. 타고나는 것이 우선적인가, 경험(교육)이 우선적인가 하는 것을 소위 “nature vs nurture” 논쟁이라 한다.

이 연구에서 동성애와 관련성 높다고 밝혀진 유전자 변이들은 기분이나 정신건강 장애 등과도 상관관계가 있는 변이들이다. 즉 동성애가 정신건강 문제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신분석이론이나 동성애자들의 동반되는 정신건강 문제들을 볼 때 동성애는 노이로제적 장애 내지 인격장애에 해당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드시 장애(disorder)가 아니더라도 정신건강 문제라는 것이 재확인된다.

– 그래서 이 연구는 오히려 LGBTQ 공동체에 스티그마를 줄 수 있다는 논평이 있다.

본 연구자들은 자신들은 동성애 행동과 관련된 특성(trait)를 알아내었다고 발표하고 있다. 특성들이란 하나의 행동 요소라고 보면 되는데, 이런 여러 종류의 요소들(특성들)의 일정한 조합으로 하나의 행동 경향성 또는 하나의 정신장애가 생겨난다.
이 특성들이 하나의 유전자로 결정될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가 진정한 유전병이다) 대개 여러 유전자의 조합으로 결정된다.
정신장애의 경우, 특성들은 증상들에 해당하는 수가 많다. 우울증을 예로 들면, 한 사람에게 슬픈 기분, 비관, 예민한 기질, 무력감, 불면증, 등이 있으면 이런 증상들의 조합된 상태를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물론 예민한 기질도 몇가지 특성들로 구성될 수 있고, 무력감이나 불면증도 여러 특성들로 구성될 수 있다. 당연히 이 특성들은 우울증, 예민성, 무력감, 불면증 등등에 공통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 그리고 동성애에도 존재하는 것이다.

이 연구가 시사하는 것은 – 동성애자들에게 있는 특성(유전자변이)들이 이성애자에게 있는 특성들이라는 것이다. 단지 그 빈도가 동성애자들에게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빈도가 많지만 동서애자 만큼 많지 않는 이성애자도 있을 수 있고, 적지만 이성애자만큼 적지 않은 동성애자도 있을 수 있다 즉 동성애는 후천적일 수 있거나 선택의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동성애가 후천적, 즉 경험 때문이라면 이는 사람들이 환경요인과 경험(교육, 학습)을 통제함으로 예방이 가능하고, 또한 과거에 대한 깨달음과 이후의 새로운 경험을 통해 치유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이 동물과 달리 인간다운 것은 마음이 있어 타고난 특성, 즉 동물적 본성(nature)을 통제 내지 절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은 흔히 성과 공격성이라 말한다. 인간은 본성을 통제하느냐 해방하느냐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충동에 이끌려 성적 행위를 할 수도 있고, 대신 야외에 나가 운동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인류는 본성의 에너지를 해방하되,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표현하게 하는 승화의 길을 열어 둠으로 사회(문화)를 발달시켜 왔다. (이것이 정신분석이 제시하는 교훈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장 고귀한 통제와 해방의 체계는 기독교라 믿는다.

동성애는 인류문화사상 상당기간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왔고, 지금도 다수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통적 고등종교에서 그러하다. 그것은 동성애가 기본적으로 가족제도를 훼손시키고 불임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나는 동성애자이다” 라고 말할 때 이는 정체성을 말하는 것이다. 정체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정체성은 경험(학습)과 현실 관찰에 근거하여 자신이 정체성을 정하는 것이다. “나는 공무원이다”라는 직업정체성은 자신이 공무원이 되기로 하였고 또 되었기 때문이다.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도 마찬가지 이다. 어떤 사람은 동성애 행동을 상상만 하고도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두려워 할 수 있고, 동성애에 중독적으로 빠져 있으면서도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우길 수도 있다.

이 연구에서도 동성애자가 아니라도 동성애 행동을 평생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을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동성애 행동과 관련된 타고나는 특성(경향성)이 몇가지 발견하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동성애 행동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개인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즉 동성애 행동은 본인이 하지 않겠다면 안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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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초록

Results from the largest genetic study of sexual orientation

Abstract
Homosexual behavior in humans is genetically influenced (Långström et al. 2010), yet solid evidence about the genetic determinants of sexual orientation is lacking. In this study, we report current results from the largest genetic study of sexual orientation to date by focusing on two main phenotypes: non-heterosexual behavior (NHB), defined as having had at least one same-sex partner (N=28,486 cases and 469,427 controls) and number of sexual partners (NSP) in heterosexual individuals (N=362,993). Data in this study are meta-analyzed and come from the UK Biobank and 23andMe. We identify four and 41 loci significantly (P < 5×10-8) associated with NHB and NSP, respectively. Interestingly, twelve loci were sex-differentiated, and the genetic correlation between males and females was significantly less than one (rg = 0.67, P = 4×10-14 for NHB). By studying the association between significant loci and more than 2,500 GWAS results we highlight pleiotropic effects with smoking behavior and hormone-related phenotypes like balding. Genetic correlations indicate a shared genetic component between NHB and risk-taking (P = 5.1×10-9) and substance use (e.g., cannabis use, P = 3.6×10-6). Using polygenic scoring analyses, we replicate our results in an external study of adolescents, the National Longitudinal Study of Adolescent to Adult Health (Add Health), and in an external sample of homosexual and heterosexual men, the Molecular Genetic Study of Sexual Orientation (MGSOSO). Overall, our results provide the first well-powered genetic insights into this complex, heritable behavioral phenotype.

Authors
Robbee Wedow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Institute for Behavioral Genetics)
Abdel Abdellaoui (Department of Psychiatry, Academic Medical Centre)
Gary Beecham (Department of Human Genetics, University of Miami)
Felix Day (MRC Epidemiology Unit, University of Cambridge School of Clinical Medicine, Institute of Metabolic Science)
Andrea Ganna (Analytic and Translational Genetics Unit, Center for Genomic Medicine,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Stanley Center for Psychiatric Research, Broad Institute of MIT and Harvard)
Shengru Guo (Department of Human Genetics, University of Miami)
Robert Maier (Analytic and Translational Genetics Unit, Center for Genomic Medicine,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Stanley Center for Psychiatric Research, Broad Institute of MIT and Harvard)
Eden Martin (Department of Human Genetics, University of Miami)
Benjamin Neale (Analytic and Translational Genetics Unit, Center for Genomic Medicine,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Stanley Center for Psychiatric Research, Broad Institute of MIT and Harvard)
Michel Nivard (Department of Biological Psychology, VU University)
John Perry (MRC Epidemiology Unit, University of Cambridge School of Clinical Medicine, Institute of Metabolic Science)
Alan Sanders (Department of Psychiatry and Behavioral Sciences, NorthShore University HealthSystem Research Institute, Department of Psychiatry and Behavioral Neuroscience, University of Chicago)
Karin Verweij (Department of Psychiatry, Academic Medical Centre)
Brendan Zietsch (School of Psychology, University of Queens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