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항문성교에 의한 신체변화와 그 위험성 – 성과학연구협회 이관철 대장항문외과(한솔병원)
항문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이다. 사람은 입으로 먹어야 살아갈 수 있고 먹은 음식은 소화과정을 거쳐 변으로 배출되어야 한다. 변으로 배출되는 마지막 단계가 항문이다. 이 항문은 평상시에는 변이 나오지 않도록 막아 주어야 하고 변을 볼 때는 반대로 통과할 수 있도록 열어주어야 한다. 단순히 항문은 덩어리 변을 조절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설사와 같은 상황에서는 더 긴밀하게 조절이 필요하고 가스를 배출할 때는 변은 나오지 않게 하면서 가스만 배출되게 아주 복합적인 작용이 이루어지는 곳이 항문이다. 이런 기능을 하기 위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항문 괄약근이다. 항문 괄약근은 크게 내괄약근과 외괄약근으로 나누게 된다. 내괄약근은 불수의근으로 우리의 의지로 조절할 수 없는 근육이다. 이는 항문관의 압력을 적절히 조절하여 변이 새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외괄약근은 우리의 의지로 조절할 수 있는 근육으로 항문을 조였다 풀었다 할 수 있는 근육이다. 항문은 이외에도 골반의 여러 근육들이 매우 복잡하게 조화롭게 작용하여야 원활한 배변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문을 변보는 것 이외에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행동이 된다. 특히 항문 성교와 같이 반복된 물리적 자극을 가하게 되면 항문 점막 뿐만 아니라 항문 괄약근의 손상을 초래하게 되어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갈 수 있다.
1. 항문 괄약근 손상 – 변실금
항문 성교를 지속하게 되면 괄약근의 손상을 유발 시킬 수 밖에 없다. 오랜 기간 지속적인 항문 확장이 이루어 지면 전반적인 괄약근의 약화와 함께 광범위한 괄약근 손상이 오기 때문에 오히려 급성으로 손상되는 괄약근 손상보다 치료가 어렵고 완치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항문 성교를 할 때 대부분 위생적이지 않기 때문에 감염 같은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일부에서는 항문 성교 시 내려오는 변을 막기 위해 이물질(화장품 뚜껑, 과일 류 등)을 과도하게 직장으로 삽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삽입 시 항문 괄약근 뿐만 아니라 항문 점막의 손상도 유발하게 되고 과도하게 큰 이물질을 삽입하여 이물질이 빠져 나오지 못하고 직장에 막혀 개복 수술로 장을 절개하여 빼내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항문 괄약근을 조절하는 신경계에도 이상반응이 나타나 항문 주변의 미세한 자극에도 항문이 저절로 열리는 현상도 발생한다.
2. 항문점막 손상 – 감염성(성병성) 질환
직장항문 점막은 대변의 여러 균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점액질을 분비하게 되고 이는 면역학적으로 강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항문 성교를 오래 지속하게 되면 항문과 직장의 점막을 손상시키고 이로 인하여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을 촉발시킨다. 특히 성병성 감염 질환은 질환을 가지고 있는 파트너에게서 전파되기 때문에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항문 성교를 하게 되면 감염 확률은 급속히 높아지게 된다.
1) 세균성 항문 성매개병
– 임질; 그람음성쌍구균인 임균(Neisseria gonorrheae)에 의해 발생하게 되고 대부분은 요도에 발생하여 다량의 농성 분비물과 배뇨 시 작열감을 호소하게 된다. 항문에서는 항문가려움증, 잔변감, 혈성 분비물, 농성 분비물을 나타낼 수 있다.
– 클라미디아 림프육아종; 클라미디아 크라코마티스(Chlamydia trachomatis)에 의해 발생하고 직장에 염증을 일으키고 직장 통증과 분비물을 나오게 된다. 농양이나 림프절의 종대 및 육아종성 양상을 보여 직장의 협착을 유발 시키기도 한다.
– 매독; 매독균(Treponema pallidum)에 의해 발생하게 되고 항문에 궤양을 일으키고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혈액 내로 전파되게 되면 발열 및 무기력감, 관절통, 두통 등의 전신증상을 나타날 수 있다.
– 연성하감; 헤모필루스 튜크레이(Hemophilus ducreyi)에 의해 발생되고 항문주위의 농양이나 궤양을 발생하게 한다.
2) 바이러스성 항문 성매개병
–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 항문 통증, 잔변감, 혈변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특징적인 수포성 피부병변을 나타낸다.
– 사람유두종바이러스; 자궁경부암과 항문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항문주변과 직장에 사마귀 형태로 나타난다. 항문 가려움증과 작열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치료하여도 재발이 잦다.
직장항문 사마귀(곤지름, 콘딜로마)
항문 성교 시 빈번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의 접촉에 의해 발생하게 되고 항문 주변에 발생하는 일반적인 감염상태와 다르게 항문 성교에 의해 발생하는 콘딜로마는 직장점막을 타고 안쪽까지 번져 있는 형태로 나타난다. 콘딜로마에 감염된 사람과 성관계 시 항문 점막의 손상으로 인해 바이러스의 감염이 발생하게 되고 닭벼슬 처럼 솟아나오는 형태의 사마귀로 발전하게 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시 점점 크기가 증가하게 되고 출혈 및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항문암의 원인이 될 수 도 있다.
치료는 항바이러스연고나 전기소작, 레이저요법, 냉동요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나 바이러스 질환이기에 재발이 잦아 가능한 사마귀조직을 모두 제거하는 외과적 절제술이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범위가 넓고 큰 사마귀의 경우 외과적 절제를 시행하고 나서 항문이나 직장이 좁아지는 협착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며 감염된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 하겠다.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에이즈 AIDS)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혈액으로 인하여 감염이 발생되기 때문에 수혈을 통한 감염이 한 경로이다. 그러나 최근 수혈 전 철저한 검사를 시행하기 때문에 수혈에 의한 감염 보고는 거의 없다. 그러나 최근 에이즈의 감염자 수가 점차적으로 늘고 있는 시점에서 감염경로의 대부분이 성적 접촉으로 인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특히 항문 성교에 의한 감염의 위험성은 대단히 높다. 항문 성교 시 항문 점막의 손상을 유발하게 되고 항문을 통한 바이러스의 침입은 매우 높은 위험성을 가지게 된다. 감염환자의 정액 내에는 많은 수의 사람면역바이러스가 존재하게 되고 항문 성교 시 직장 내부에 사정을 하게 되면 정액 내에 존재하는 다량의 바이러스가 직장점막을 통해 몸 속으로 침투하게 된다.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은 면역기능에 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에 감염병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항문 사마귀는 흔히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이다. 항문 사마귀로 수술을 위해 수술적 검사 과정에서 에이즈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을 정도이다. 또한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항문 성교를 지속 시 항문에 상처로 인하여 항문 농양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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