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학문과 양심의 자유를 위협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반대한다

작성자
한국성과학연구협회
작성일
2021-07-05 09:42
조회
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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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과 양심의 자유를 위협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반대한다


  •  이명진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승인 2021.07.05 06:00







자유 민주주의 근간 '사상·표현 자유' 훼손…학문·종교까지 침해
정치적 탄압 수단 악용하면 전문직 자율성 훼손·국민 건강 위협


최근 4개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들이 발의됐다. 전용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라인 상 혐오·차별정보에 대한 처벌규정' 법안과 이상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비방 및 혐오표현의 유통금지' 법안 그리고 서영교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가짜뉴스 처벌' 법안과 정필모 의원이 대표 발의한 '허위조작정보 유통금지' 법안이다.

재판 중에 있는 드루킹과 같은 여론 조작 사건과 가짜뉴스, 반대편 메신저 좌표 찍기 등의 수법 등이 사회적 물의가 일고 있기에 이러한 법안들을 발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 법안의 문제는 선의(善意)를 가장한 가짜뉴스와 혐오표현(차별표현)프레임을 씌워서, 자유 민주주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정치적 통치수단으로 악용될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추상적이고 심리적인 개념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나아가 학문과 종교의 영역까지 침범할 여지가 다분하다. 추상적 개념이 과학을 위협하고 자유 민주주의의 꽃인 표현의 자유를 꺾으려고 하면 안 된다. 이런 영향은 각 전문 분야에도 위축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려스러운 것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문제를 가진 법들(평등법·포괄적 차별금지법·각종 유사 차별금지)이 과도하게 발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평등법과 차별금지법은 언뜻 들으면 차별금지와 평등이라는 어휘가 들어가 있어 좋은 법 같지만 실상은 내로남불의 독소조항을 담고 있는 악법이다.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가짜뉴스가 되고 허위조작 뉴스로 몰아간다. 같은 편이나 소수자의 발언영역은 금기영역이 없다. 무한의 관용이 허용된다. 그와 달리 반대 측의 발언이나 쓴 소리는 강제로 억압하고 말하면 안 되는 금기영역을 두는 법이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의 전형적인 횡포다.

언론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의학 분야에서도 같은 위축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염려된다. SNS와 블로그, 각종 언론 매체 등을 통해 전달되는 의사의 비판적 의견 제시나, 전문가로서의 학문적 견해와 질병 예방을 위한 정보 제공까지도 검열하여 삭제당하고, 처벌받는 숨 막히는 사회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가 의학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환자와 국민들은 알권리가 침해받게 되고, 의사들은 전문적 양심에 큰 짐을 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필요한 의학 정보의 차단으로 치료받을 기회가 강제로 박탈당하게 된다.

의학적 진실을 전달하는 것을 혐오 혹은 차별 발언으로 낙인찍거나 가짜뉴스 프레임을 씌워 전문가의 입에 재갈을 물릴까 우려된다. 나의 감정과 주장만 정당한 기준으로 삼아, 법으로 규정하고 모든 것을 강제하려는 Top-Down 형태의 전체주의 발상이다. 현재 발의된 4개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들과 각종 차별금지법은 순기능보다는 정치적 탄압 수단으로 악용될 불순한 소지가 있어 보인다.

의학은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을 기초한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지식과 검증된 진료행위(수술·시술·처방)를 배우고 시행하는 학문이다. 기예(Art)라고 한다. 의료 전문가들은 전문가적 양심과 윤리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의료행위를 한다. 전문직 자율성(Professional  Autonomy)이라고 한다. 전문직에게 생명과 같은 가치를 갖는다. 전문직의 자율성은 의학적 진실을 말하고, 환자와 보호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전문직 윤리가 보장될 때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의학과 의료행위가 잘못된 이데올로기로 오염된 법의 규제로 위축되거나 훼손되면 안 된다. 전문직의 자율성이 훼손되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게 된다.

국민의 권리와 재산을 지켜주는 법을 만들어야 할 국회에서 다수의 힘으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위험한 이념을 주입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법을 만들면 안 될 것이다. 입법행위는 모든 국민이 가지고 있는 권리와 질서를 보호하는데 있는 것이지, 헌법의 이념과 가치를 부정하는 법을 창조하라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적 양심과 신앙적 신념에 반하는 행위를 강요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것이고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다. 환자에게 자율성이 중요한 것과 같이 의사에게도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 독을 담고 있는 위험한 법안 발의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


■ 칼럼이나 기고 내용은 <의협신문>의 편집 방침과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명진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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